시지프 신화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나의 점수 : ★★★★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첫 문장이 이렇게 도발적인 책은 처음 본다.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죽으라니. 생각과 행동의 일치를 중요시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이긴 하다. 처음에는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누구나 부조리함을 느끼게 되는 걸까. 내게 기억나는 경험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하다 말고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거지?'라고 자문하게 될 때다. 일이든 뭐든 습관적으로 뭔가를 하다 말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고, 그러고나면 온갖 회의스러운 감정과 생각에 휩싸이곤 했던 그런 경험. 카뮈에 의하면 이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무대장치들이 문득 붕괴되는 일이 있다. 아침에 기상, 전차를 타고 출근, 사무실 혹은 공장에서 보내는 네 시간, 식사, 전차, 네 시간의 노동, 식사, 수면 그리고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월,화,수,목,금,토, 이 행로는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다만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중략) ... 권태는 의식을 깨워 일으키며 그에 뒤따르는 과정을 야기시킨다. 뒤따르는 과정이란 아무 생각 없이 생활의 연쇄 속으로 되돌아오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결정적인 각성일 수도 있다." 나에게도 그런 각성이 있었던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다. 다음에는 부조리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몇 가지를 얘기하는데, 첫번째가 자살, 두번째가 희망, 그리고 세번째가 저자가 주장하는 결론이다. 두번째가 가장 쉬운 선택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카뮈가 권하는 세번째 해결책은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카뮈 자신도 니체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하면서 했던 얘기나, 카잔차키스가 '영혼의 자서전'에서 자신의 삶의 이야기 끝에 들려주는 얘기나 다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강한 정신을 소유한 자에게만 허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난 아마도 이런 책을 읽는 시간에만 동조하고 감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이 좋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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